top of page

최 진 영  Choi Jinyoung

profile

약력 

Solo Exhibition

2024 Jun.5-27 갤러리 H(부산) 초대전 예정

2021 Jul.10-16 《최진영 개인전 - 희망의 반짝임과 형태》 서울갤러리, 서울

 

Group Exhibition 

2022 Dec.6-19 《Art In Mind》 The Brick Lane Gallery, London 예정 

2021 Apr. 28- May. 8 《'어버이' 전》, 대안공간 기묘, 서울 

2021 Mar.18-31 《봄이 오면 展》 영아트갤러리, 대전 

2021 Jan.2-12 《슴슴2021_두 번째 슴슴》 아트비트갤러리, 서울 

2019 Dec.11-16 《슴슴 5인전 2019》 갤러리인사아트, 서울

 

Art Fair 

2021 May 14-19 PLAS 조형아트서울 2021, COEX

Profile

Solo Exhibition

2024 Jun.5-27 2024 Jun.5-27 Gallery H (Busan) Invitation Exhibition scheduled

2021 Jul.10-16 《Choi Jinyoung's Solo Exhibition, The Glitters And Shapes Of Hope》 Seoul Gallery, Seoul

Group Exhibition 

2022 Dec.6-19 《Art In Mind》 The Brick Lane Gallery, London scheduled 

2021 Apr. 28- May. 8 《Parents》, Alternative Space Gimyo, Seoul 

2021 Mar.18-31 《When Spring Comes》 Young Art Gallery, Daejeon 

2021 Jan.2-12 《Seumseum_2nd》 Artbit Gallery, Seoul 

2019 Dec.11-16 《Seumseum 5》 Gallery Insaart, Seoul

 

Art Fair 

2021 May 14-19 PLAS 2021, COEX

Contact

Mobile: 010 8977 2783 

E-mail: spesluminis@gmail.com

SNS: instagram@choi_m_jinyoung

Youtube:  Art-log by Choi Jinyoung

https://www.youtube.com/channel/UCACzDRC46lgSSCBeVFJXoiA 

PauseRecordReplay_white.png

"저는 스스로를, 재생(Replay 再生)하고자하는 '녹음기'로 여깁니다.

생혼적 사랑과, 각혼의 외침. 

말로 설명하기 힘든 이것들을 그리고 싶습니다."

Artist's Note

[The Pause 일시정지]

 

대상을 붙잡아 두고 싶습니다

 

나의 고양이와 

이마를 만지고 가는 바람 

계속해서 뒤로 멀어지는 

차창 밖의 가로수들

 

시간을 멈출 수 있는 수퍼파워가 있다고 상상해 봐. 

네 손으로 공간을 잡을 수 있다고 착각해 봐.

 

평면 그 좁은 화폭 안에 

내 사랑이 생생히 

여기에 살아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1.

사랑하는 대상의 죽음과 소멸에 대항하여, 지금 여기에 붙들고 재생(再生)하고 싶어서 나는 마흔에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2. 

필멸자. 우리의 끝과 그 너머에 대해 천착해 온 나는, 어린 시절부터 출산과 사별을 겪은 몇 해 전까지도 이 번민의 산책길을 벗어나지 못했다. 산책 초입에 들어서면 무작위로 떠오르는 낭만적인 공상이나 허무맹랑한 잡념들이, 나뭇가지처럼, 일맥상통하는 처음을 지닌 끄트머리 다발로 내 발보다 앞서 과거에 닿아있곤 했다. 꼬마였을 때 나는 종종 머리가 열리고 영원함에 닿은 듯한 -존재감의 현현이라고 옮길 수 밖에 없는- 감각에 압도되곤 했다. 

이 벅찬 행복감이  무엇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해 시각으로 선언하는 것.

이것이 내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좇고 싶은 일, 즉 작가적 사명일 거란 생각을 한다.

 

3.

영혼 불멸의 은유로서 흰 꽃들, 특히 산사나무 꽃과 배추흰나비 등을 즐겨 그리고 있다.

물론 '지금, 여기'를 도피하려는 피안적 아이디어는 아니다. 나는 생의 찬가를 택했으니까.

 

4.

그러므로 자연 질서인 '에너지 보존 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에서, 유리알 유희 같은 

'파동-입자 이중성(wave–particle duality)'에서, 음과 양에서, 노자의 꿈에서, 아름다운 예수님에게서, 그리고 햇빛 속에 반짝이는 모두에게서 보았던 희망의 빛과 형태를 화폭에 기록하고자 한다.

 

5.

출발과 동시에 이미 도달해 있었던, 근원의 빛에 자신을 연결하는 기쁨을 전송할 수 있게 되기를, 언젠가 그 빛이 시각을 넘어 은유될 수 있기를.... 

당신에게서 새롭게 재생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2022.최진영

나의 식물같은 사랑

올 초여름, 나는 집 밖으로 나갔다.

겨우 약에 취해 웅크린 고양이를 뒤로 하고.​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세상 모두 다 알고 있었지. 그렇지. 꽃봉이는 이제. 곧, 아마...'

​​

도망치듯 아무 곳이나 발 닿는대로 걸었다.

걷다 잠시 쉬어가려던 곳에는 바람에 산들거리는 나뭇잎들과 수풀들이 있었다. 예전부터 거기에 있었던 객체들. 그것들은 초여름 햇빛 속에 초록빛을 띠며 먼 시야 가득히 들어왔다. 내가 다정히 "꽃봉아."라고 부른 적 없던 초록빛들.

숱한 생이 생겨나고 자라나고 지는 현장에서 그들이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물활론적 인식이라고 간단히 치부할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할 길 없는 그 감각을 그려야만 한다는 내적 요구가 강해졌고 그려야만 했다.

무질서한 야성, 내 속에서 웅얼대고 그르렁거리고 있는 잃어버린 모국어. 억누르고 침잠시켜 고요한 중에도 틈을 비집고 어깨 팔과 붓 끝 밖으로 마구 튀어나오곤 했다. 하얀 육식 이빨과 턱 따위를 묻어 삼킨 숲이 웅웅거리고 스스대는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종종 Ursula K. Le Guin 작가가 단편 SF에서 제목으로 인용했던 Andrew Marvell의 시구가 떠오르곤 했다.

​​

'My vegetable love should grow

Vaster than empires, more than slow;'

'나의 식물 같은 사랑은

제국보다 광대하고 더욱 느리게 자랄 수도 있겠지요.'

빛과 흔들림으로 보여지며 들려온 그말.

뭐에 홀랑 마음 뺏긴 아이가 눈과 손의 협응력을 잽싸게 일치시키려 애쓰듯이. 잃어버린, 들어본 적 없는 모국어를 필사해야만 했고 필사적이었다.

​​

​작업은 매일 자정이 넘어서 시작되었고 새벽 빛이 밝아올 때에야 쉬어갔다.

내가 보았던 그 새벽 빛이 그림에서 언뜻 보여진다면 좋겠다.

ⓒ 2021. 최진영

[pause, record and replay;

입자와 파동을 재생하는 방식에 대하여]

 

​​​차창 밖을 보는 한 젊은이가 있습니다.

그는 인생을 ‘비자발적으로 흐르는 단선율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

‘버튼을 누르고 얼마간 소리를 기다리면 물결처럼 독주곡이 흐른다.

무거운 버스 바퀴에 속력이 붙기 시작하자

창밖의 소란들이 내 오른뺨을 스쳐 뒤로 밀려 멀어진다.’

-자작소설 <재생> 중에서

그는 피아니스트이지만 시간의 흐름과 존재의 소멸에 대해 극도로 겁을 냅니다.

음을 이어가는 것도 버거운데 곧 사라져버리니 슬픔을 넘어선 공포를 느끼는 것이죠. 사정이 이러하니 연주가 잘 될 리 없습니다.​ 그는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것에 골몰합니다. 십 수년 전에 살았던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창밖으로 보이는 것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죄다 기억하려 애씁니다.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을요.

마구 달려왔다가 뺨을 스치고 가는 가로수 잎사귀들의 모양과 흔들림 전부, 어떤 대상을, 그의 말과 눈빛, 의미, 그때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던 입김의 형태와 변화까지 모조리, 온전히 기억하려는 그의 발버둥은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이런 박치 피아니스트의 ‘단선율’은 그가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속력으로 흘러갑니다.

지금도 우리의 곁을 스치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는 단선율 즉 '생의 시간'에 섣불리 맞서지도,

그렇다고 절망하지도 않고서 붙들고(pause) 기록하기(record).

이렇듯 앞을 못보고 흘러가버린 것만을 뒤쫓던 그는 이야기의 끝에서 겨우 시선을 돌려, 재생(replay)을 합니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닫게 됩니다. 기록을 다른 이에게 들려주는 '재생(再生)'을 통해서...

* * *

저의 첫 전시에는 서투르게 그려진 <녹음기>라는 제목의 자화상이 한 점 있습니다. 출사표입니다. 아마 왼쪽 앞 포켓에서 ​'기록'을 꺼내보이는 동작에 부끄러움과 당당함이 뒤엉켜 묻어있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고 또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로서의 목표니까요. 저는 '​도달할 수 있을 때까지 사랑을 담아 보낼 것'입니다. 이러한 기록-전송 작업은 고통을 견디거나 넘어설 수 있게 해 주는 (제가 아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죽음이 무서운 제가 스스로를 사라질 수 있게 할 괜찮은 방법이기도 합니다.

보아주신 분들께 시간을 앞서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 2019. 최진영

PauseRecordReplay_white.png
Gaemangcho3_2019.jpg

Call 

(+82) 010 8977 2783

Email 

Follow

  • 최진영의 아트로그
  • Instagram

ⓒ 2022, SeumSeum5 

bottom of page